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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



생전 영화는 혼자 보러 간 적이 없던 내가, 개봉 날 부터 보고 싶어 달달거린 영화. 마루 밑 아리에티. 8월 즈음 티비 광고를 보고 아, 이 영화는 꼭 봐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 놓은 터라 개봉일이던 어제.. 혼자 보러갈까를 수십번 고민했다.

어제 낮잠을 자버려서.. 새벽 늦게 잠들게 된 탓에 무조건 내일은 늦잠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겠다는 핑계를 두고 난생 처음 홀로 영화보기에 도전! 일찍 일어나기 위해 조조로 예매했다! 조조 영화는 5천원이었는데, 모아둔 포인트를 사용해서 총 결제 금액은 1500원! 오오. 어쨌든 포인트로 결제한거라 쓴 돈은 똑같지만 직접 내 돈 빠져 나가는 금액이 적어 뭔가 득템한 기분.


 자취방 신세에 우울돋아 그리 침울하기만 했던 하루가 언제였나는 듯, 이른 아침 준비하고 영화관을 향해 나서는 그 발걸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하늘도 너무 맑아서 더할나위 행복감을 느꼈던 아침.



홀로 영화관을 간 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홀로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고 아침인데도 군데군데 커플들도 있었다. 아침부터 데이트라니..킁. 무튼 얼마 기다리지 않아 영화 시작!



 


 너무나 귀여운 아리에티! 머리에 집게삔을 꽂고 단장하는 모습이 딱 이 나이 소녀마냥 귀엽다. 소인이 아니었다면 그저 어린 중학생이라 해도 믿을만한! 거울로 쓰는 저건.. 병 뚜껑 같기도 하고.. 뭘까.

 아리에티의 집 내부 곳곳을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물건들이 곳곳에 모여있어 너무나 귀엽고 앙증맞다. 물건을 '빌려 쓴다는' 그들의 집에는 인간들에게 빌린 여러가지 물건들이 즐비.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아기자기함에 빠져드는것도 이 영화에 큰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등장부터 아리에티의 존재를 알아차린 쇼우. 병약한 남자주인공 답게 이미지도 연약하다. 하지만 어쩐지 귀여워...ㅎ_ㅎ....






아리에티네 가족. 말수는 적지만 다정하고 용감한 아빠와 가정적인 엄마. 아리에티가 아빠를 따라 인간들의 물건을 빌리러 가는 첫 도전의 순간인데 엄마의 표정은 걱정만 가득하다. 그와 반대로 너무 신난 아리에티의 표정.






아리에티의 가족이 사는 집의 가족들. 쇼우의 할머니와 쇼우, 그리고 가정부. 아. 이 가정부.. 진짜 ㅠㅠ 보면서 너무너무 얄미워서 진짜 화가 날 지경이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다 이해할 듯. 정면 모습은 요 아래 첨부할테니 우선 패스. 요 인형의 집은 쇼우의 증조 할아버지께서 소인을 본 뒤로 특별 주문 제작 했다고 한다. 영상으로만 봐도 삐까뻔쩍함에 입을 다물수가 없더라는. 나까지 탐이 나던 집이었다. 아리에티와 아빠는 쇼우가 있는 방으로 올 때 요 인형의 집 뒷편을 이용해서 들어온다.







아빠와 함께 물건을 빌리는 중인 아리에티. 인간들이 모두 잠든 늦은 밤, 첫 도전이 그녀에게는 신나기만 하나보다. 집안 틈새 공간으로 저렇게 다닐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로도 너무 신기했던 장면.






비록 내부 모습이 조금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 사진 만으로도 아리에티네 집이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졌는지 알 수 있다. 온갖 식물이 가득하고 필요한 물건들은 모두 갖추어진 만능 공간!






어후, 이 아줌마. 소인의 존재를 의심하면서 쇼우를 몰래 염탐한다. 결국은 소인이 사는 공간을 찾아내고 신나하는 장면. 아리에티의 엄마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표정만으로도 괴물이 따로 없다..진짜. 끙. 무튼 영화 보는 내내 너무 얄밉고 싫어서 안달났던 이 아줌마의 태도. 으. 생각만 해도 싫다.






아름답게 묘사 된 아리에티와 쇼우의 첫 만남. 쇼우가 안고있는 고양이도 후에 큰..?은 아니지만 작은 도움을 준다. 아리에티가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 고양이의 그 표정, 잊을 수가 없어.







영화를 보는 내내 호호 아줌마가 생각이 났다. 어릴 때 재밌게 보던 만화인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제자가 만든 영화라던데 모르고 보면 그냥 하야오 감독의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하야오 감독의 느낌이 많이 묻어났다. 하지만 포뇨보다는 훨씬 더 재밌고 즐거웠던 영화. 연출과 각본은 하야오 감독이 했던데.

영화 내내 크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극박한 순간은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소소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와 아기자기한 묘사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입에서 웃음이 끊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덕분에 아침부터 즐거운 기분은 영화를 보고 나올때 최고조였을 정도. 아, 다시 봐야지.

애니를 좋아하고, 이런 소소한 감동을 좋아하고, 아기자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손에 꼽을 영화로 등극할 것 같다. 천 오백원에 본 영화라 다시 봐도 아깝지는 않을 듯. 조만간 다시 한 번 더 보러 가야겠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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